침묵
나무야! 너는 왜 아무 말이 없니?
그냥 그렇케 우두커니 서 있지만 말고
나에게 한 마디 해다오.
그래야 너와 내가 애기하면서 서로 심심 안 할 수 있잖니
그러니 단 한 마디라도 좋으니 애기좀 해 보렴.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
아무런 미동도 없다.
언제까지나 침묵 그대로 이다.
그러나 나는 포기할 수가 없었다.
나는 꼭 나무의 애기를 듣고 싶었다.
정말로 간절히 진정 듣고 싶었다.
정 그래도 안되면 내 온몸이 다 분쇄되어 없어져서,
나무속에라도 들어가 그 소리를 듣고 싶었다.
자연 그대로의, 있는 그대로의 그 소리를 듣고 싶었다.
얼만큼 그렇게 있었을까!
마치 100년을, 1000년을 기다리는 듯한 그 심정으로
그렇게 그렇게 얼마나 간절히 있었을까?
문득! 그 소리가 보인다.
그 침묵의 소리가 보인다.
영원한 침묵......
아! 그래!
영원한 침묵이야 말로 그 모든 소리로 구나.
영원히 잠들어 있는 그 소리,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그 소리...
그 소리가 진정 그 모든 소리의 원천이로구나.
아! 그래!
그러니 침묵만큼 많은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은 없구나!
완전한 침묵!
그것은 오히려 완전한 들림이요. 소리로구나!
그래! 그래! 참으로 그렇구나!
그것이 참으로 기이한 그 모든 들림의 노래로구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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