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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69 개꿈
황영찬 2009-10-08 추천 0 댓글 0 조회 815
 

꽁트-69         개꿈


                                                            황     영     찬


 “오늘 차 조심하세요.”

 아침 출근을 하려는 김 종복 집사에게 아내가 새삼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김 집사는 아내의 말을 건성으로 들어 넘겼다. 남편이 아무 대꾸도 하지 않자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이상한 꿈을 꾸었거든요.”

 “엄마, 무슨 꿈인데?‘

 아버지께 인사를 하러 나온 딸이 참견을 했다.

 “아빠가 오토바이에 나를 태우고 가다가 중간에 나를 내려놓고 가셨거든.”

 “그래서 차를 조심하시라는 거예요?”

 딸은 어머니의 꿈 해몽이 어이없다는 투였다.

 “오토바이도 타고 다니는 것 아니니?”

 “아빠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시는 게 아니잖아요?”

 “어떻든 걱정이 돼서 그래. 차야 항상 조심해야 되잖아.”

 꿈 이야기는 그쯤에서 끝이 났고 김 집사는 출근을 했다. 그래서 저녁에 돌아올 때까지는 꿈에 대해서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아내의 꿈 이야기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아내는 차를 조심하라는 꿈이라고 해몽했지만 딸처럼 그도 그것이 교통사고에 대한 꿈으로는 믿지 않았다. 그래서 무시를 한 것이다.

 정말 저녁 퇴근할 때까지 교통사고 같은 것은 아무 일도 없었다. 차를 운전할 때면 가끔 겪게 되는 위험한 순간도 없이 그는 무사히 집 앞까지 차를 몰고 왔다.

 그는 집 앞 빈 주차 공간에 차를 세워놓고 집으로 들어가다가 저만치 앞에 박 목사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반가워서 “목사님!”하고 외치며 달려갔다.

 그때 심방을 마치고 돌아간다는 박 목사를 만났고 그리고 박 목사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지 않았으면 그 꿈 이야기는 다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대접하는 일 때문에 당황하게 될 아내를 생각해서 근처 식당으로 박 목사를 안내하면서 집에다 전화부터 했다.

 “목사님과 함께 식사를 하고 들어갈게. 집 근처이니, 차 좀 준비해요.”

 “여자들은 갑작스런 손님에 몹시 당황해 하는 법인데 차는 생략하지요.”

 “아무리 그렇더라도 차를 대접하는 거야 어렵겠습니까?”

 식사 후 그는 박 목사에게 꼭 차를 드시고 가야 한다고 했다. 박 목사도 아까 그가 전화를 걸어 준비시킨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이상 거절은 못했다. 식당에서 나와 그들은 김 집사의 집으로 갔다.

 “어서 오세요. 목사님!”

 “갑작스레 오게 돼서 미안합니다.”

 “뭐 목사님이 못 오실 데를 오셨나요? 단지 준비 없이 대접하는 게 죄송해서 그렇죠.”

 그녀는 그들이 자리에 앉자 바로 준비해 놓은 차를 내왔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저희끼리만 먹어서 미안합니다.”

 “뭐 맛있는 거 드셨어요?”

 “그럼요.”

 “아니야. 돌솥 비빔밥을 먹었어.”

 김 집사가 얼른 아내의 말에 대꾸를 했다. 그는 비싼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맛을 따질 게 없다는 투였다.

 “그 집 돌솥 밥 괜찮던데요.”

 “그럼요. 맛있었어요.”

 박 목사는 그녀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러고 보니 꿈이 맞네요.”

 갑자기 그녀가 손뼉을 치며 아침의 그 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닌가.

 “꿈이라니요?”

 박 목사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런 꿈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 꿈이 맞는다는 거지?”

 김 집사가 아내에게 물었다.

 “당신이 나를 떼어놓고 두 분이 식사를 했으니 그렇죠.”

 “아침에는 차를 조심하라는 꿈이라더니.”

 “무슨 꿈이기에 해몽이 아침과 저녁이 달라졌어요?”

 박 목사가 웃으며 끼어들었다.

 “글쎄 집 사람이 꿈을 꾸었는데 내가 오토바이를 함께 타고 가다가 자기를 내려놓고 그냥 갔다나 봐요.”

 그는 아침에 아내에게서 들은 꿈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꿈같은 것은 지나봐야 알게 되지요.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듯이 좋게 해석하는 것이 상책이지요.”

 “목사님. 제 꿈이 맞는 거 아니야요?”

 그녀는 자기를 빼어놓은 것이 혼자 남겨둔 일과 일치한다는 주장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박 목사는 그렇게 믿지는 않지만 그녀의 말에 동의를 했다.

 “엄마는 개꿈을 가지고.”

 그때까지 자기 방에 있던 딸이 나오며 말참견을 했다.

 “저런 말버릇 좀 봐. 그리고 어른이 무슨 개꿈을 꾸니. 아이들이나 꾸는 것이지.”

 “개꿈이 따로 있나? 맞으면 어린이 꿈도 용꿈이고 맞지 않으면 어른 꿈도 개꿈이지.”

 “글쎄 아버지가 집 근처에서 목사님과 식사를 하시면서 나를 빼놓았는데 꼭 꿈과 맞는 게 아니고 뭐니?”

 이렇게 꿈 이야기를 하는 동안 박 목사는 문득 그 꿈의 의미는 다른데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것은 요새 중년 부인들이 유행병처럼 앓고 있다는 외로움에 대한 내면세계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떠오른 것이다. 가까이 지내던 친구들도 멀리 떠나가고 품안에 있던 자녀들은 장성하여 이제는 날개를 단 자유인이 돼버렸고 늘 곁에 있다고 믿어온 남편은 어느새 직장에 파묻혀 가정의 가장이 아니라 하숙생처럼 느껴질 때 중년 여인은 한 없이 외롭고, 소외감에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는데 지금 그녀에게도 그런 징후가 있는 것은 아닐까?

 박 목사는 혹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편이 길거리에서 자기를 버려두는 꿈을 꾸게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박 목사는 그녀의 말에 반대를 하고 나섰다.

 “성경에 나오는 계시의 꿈같은 게 아니면 다 무시하는 것이 마음에 편하지요. 무슨 일에서나 조심하는 것은 나쁠 것이 없지만 너무 거기에 매달리면 사서 걱정을 하는 꼴이 되지요. 그러니 잊어버리세요.”

 “그럼 우리 애 말마따나 개꿈이란 말인가요?”

 그녀는 아쉽다는 표정이었다. 마치 자기의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처럼 맥 풀린 표정이었다.

 “그렇죠. 개꿈이죠. 그것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요. 괜히 꿈 때문에 마음을 졸이거나 걱정에 빠질 필요가 없지요.”

 그래서 꿈 이야기는 거기서 막을 내렸다.

 잠시 후 박 목사는 차 있는 데까지 배웅을 나온 김 집사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그리고 그곳을 떠났다.

 “부인의 해몽이 맞는 거 같아요. 그러니 근사한데 가서 두 분이 식사를 하세요. 가능하면 함께 여행도 하시구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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