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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76 무슨 죄를 지었지?
황영찬 2010-01-26 추천 0 댓글 0 조회 557
 

꽁트-76      무슨 죄를 지었지?


                                                      황      영     찬


 토요일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다음 날도 계속 내리고 있었다.

 주일 1부 예배에 참석한 후 청평 유원지나 다녀오자고 벼르던 것이 헛일이 되었다. 그래도 아내는 서둘러 아침상을 차렸다. 혹시 비가 개일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박 현철 집사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려도 시꺼먼 하늘이 개일 것 같지 않아서 일찍 밥상을 받는 게 하나도 반갑지 않았다.

 유원지를 가지 못한다면 꼭 1부 예배에 참석할 필요가 없었다.

 1부 예배(오전9시)나 2부 예배(오전11시)가 다 같은 목사의 설교로 진행되지만 박 집사는 다른 신자들처럼 2부 예배가 더 은혜롭게 느껴졌다. 다른 볼 일 때문에 1부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그는 아직도 2부 예배를 고집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하나님이 인간의 편의에 맞춰 예배 시간을 앞당기거나 뒤로 미루는 것을 반대하지 않으시겠지만 순전히 등산객이나 낚시꾼들을 위해 오전 7시에 예배드리는 것을 두고는 과연 하나님이 좋다하실지 모를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그가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아홉시에 드리는 1부 예배 참석을 결정했지만 마침 비가 쏟아지니 속으로는 잘됐다 싶었다.

 “서둘 것 없잖아. 비가 그치기는 틀렸는데.”

 “그래도 누가 알아요? 갑자기 비가 그칠 수도 있지.”

 아내는 아직도 유원지 나들이를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비가 그친다고 해도 주일 날 무슨 유원지를 간다고 야단이야?”

 “또 그 소리야요? 그건 이미 결정을 본 거니 되풀이 하지 마세요.”

 아내의 말대로 이미 결정을 한 일이니 다시 이야기를 해도 소용이 없다.

 그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숟가락을 들어 하나 가득 밥을 떠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나 입안 가득히 밥을 물었던 그가 깜짝 놀랐다.

 “이게 뭐야?”

 그는 입안에서 머리끝까지 충격을 주었던 콩알만 한 돌을 골라내어 상에다  뱉었다.

 “놀러가는 데 정신이 팔려서 쌀도 일지 않고 밥을 한 모양이지?”

 “요새 누가 쌀을 일어요. 공장에서 석발기로 다 돌을 골라내는데.”

 “그래도 돌이 있잖아?”

 “어쩌다가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래요?”

 “그러니까 쌀을 일어야지.”

 “괜히 돌을 씹어놓고 야단이셔?”

 “누가 씹고 싶어 씹었어?”

 어느새 그들은 입씨름을 벌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그의 부아를 긁어놓는 소리가 나왔다.

 “그게 다 하나님께서 벌을 내리신 거야요.”

 “뭐라고?”

 “그렇잖음 왜 혼자 돌을 씹어요? 죄가 있어서 그렇지.” 

 돌 때문에 궁지에 몰려 쩔쩔매던 그녀가 갑자기 책임을 모면할 구실을 찾아냈다고 의기양양 했다.

 “어서 말해 봐요. 당신 속으로는 안 갔으면 했지요?”

 어쩌다가 생각지 못한 말을 내뱉어놓고 이제는 그 말에 매달려 큰 소리를 탕탕 치고 있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갈수록 태산이군.”

 그는 화가 나서 숟가락을 내던지고 밥상에서 물러났다.

 그러니까 그를 몰아세우던 아내의 기세가 조금 누그러졌다. 속으로야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것도 계면 적은 일로 여겨졌다.

 “글쎄. 하필 왜 당신 밥에서 돌이 나왔느냔 말이어요?”

 아까처럼 큰 소리를 치는 것은 아니지만 돌을 씹은 사람의 잘못도 무시할 수 없다는 그녀의 태도는 여전했다.

 “알았어. 내가 죄인이니 남 안 씹는 돌을 씹었지.”

 속에서 부글부글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그래서 예배를 드리러 가면서도 그는 속히 불편했다.

 비가 계속 내리고 있는데도 1부 예배 참석을 고집하는 아내를 두고, 오늘은 그냥 넘어가지만 반드시 따질 것은 따지겠다고 별렀다.

 그는 아내가 따라오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고 부지런히 걸었다. 비가 오기 때문에 택시 잡기가 쉽지 않다는 핑계로 버스를 타자고 했다.

 다른 때 같으면 천천히 가자고 소리를 칠 것이지만 그의 기분이 그걸 들어줄 마음이 아닌 줄 알고 그녀는 아무 소리도 못했다.

 이렇게 앞서 달아나듯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던 그가 갑자기 골목길에서 빠져나온 택시가 쏜살 같이 달아나는 소리와 아내의 비명 소리를 동시에 들었다.

 그는 얼른 몸을 돌이켰다.

 “어머나!”

 그가 재빨리 달려가서 아내를 보았을 때 그는 먼저 웃음부터 나왔다.

 그녀는 물에 빠진 생쥐처럼 흙탕물을 한바탕 뒤집어쓰고 있지 않은가!

 그녀는 약이 올라 달아난 택시를 쏘아보다가 발을 동동 굴었다. 그러다가 달리 방법이 없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그녀는 오던 길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번호판은 봤어?”

 “그걸 내가 무슨 수로 봐요?”

 갑자기 물벼락을 맞고 놀란 그녀로서는 자기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더 급했던 터라 택시 번호판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런 상황을 알아차린 그는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빗길에 교통사고도 많은데 물벼락으로 끝났으니 그래도 다행이다 싶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마음에 여유까지 들어 그는 아내를 향해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무슨 죄를 지었지?”

 “몰라요!”

 그녀는 화가 치밀어 견딜 수 없는 듯 몸을 부르르 떨다가 집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얼굴을 가리느라고 우산을 깊숙이 내려쓰고 빗속을 달려가는 아내를 천천히 뒤따라가며 그는 피식 웃었다.

 “당신은 무슨 죄를 지었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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