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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81 새벽 기도(3)
황영찬 2010-07-26 추천 0 댓글 0 조회 462
 

꽁트-81      새벽 기도(3)                  


                                                 황    영    찬


 이 금분 집사는 이웃 교회의 성도가 새벽기도회를 다녀오다가 강도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몇 년 전에도 새벽 기도회를 다녀오는 노인을 때려눕히고 성경 찬송가가 들은 가방을 날치기해 가 결국 생명을 끊어놓더니 이번에도 또 노인이 당했다.

 겨울이라 그 시간에도 아직은 어두워 노인인지 젊은 사람인지 구별이 안가 그랬는지, 아니면 노인이라 별로 저항을 못하리라 생각하고 노인을 범행 상대로 골랐는지 모를 일이다.

 강도는 어둑한데서 어디 여행이라도 가기 위해 새벽길을 나선 사람으로 짐작하고 성경이 든 가방을 낚아채 가는 모양인데, 본능적으로 가방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움켜쥐면 강도는 사정없이 공격을 퍼붓고 달아나는데 그것이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지난 번 노인처럼 생명을 잃지는 않았지만 여기 저기 맞아서 피멍이 생긴 것은 한 달쯤 가야 풀릴 것이라고 했다.

 이 금분 집사가 그 이야기를 듣고 더욱 분개한 것은 자신도 새벽 기도를 다녀서 그렇기도 하지만 이번에 어렵게 결심을 하고 새벽 기도를 시작한 서 은숙 성도 때문이다. 친정 부모를 하나님께 인도하기 위해 사십 일 작정 기도를 시작했는데 그런 사고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그래서 이 금분 집사는 유원지 이동 화장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차례를 기다릴 때의 초조함을 느끼며 무슨 해결책이 없을까를 생각했다.

 “마음 놓고 새벽 기도를 다닐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제일 안전 하겠지만 자기가 운전하면 몰라도 제 집 앞에서 타고 내리기도 어려운 일이 아닌가?

 그나저나 벌써 서 은숙 성도가 그 소문을 듣고 작정 기도를 포기하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었다. 그녀야 그렇지 않다고 할지라도 혹시 그의 남편이 그 일을 알게 되어 반대를 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 금분 집사는 가슴이 답답함을 느꼈다. 하필 그런 사고가 새벽 기도회를 다녀오는 사람에게 일어나고 그것도 왜 이때 생겨서 모처럼 용기를 얻어 시작한 일을 꺾어놓는가 하여 불안했다.

 무엇보다도 이 집사는 그 이야기를 못들은 체 하고 덮어둬야 하는지 아니면 그녀에게 말해줘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았다.

 이렇게 망설이던 이 집사는 이야기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본의 아니게 숨기려고 했다는 오해도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래서 새벽 기도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입을 열었다.

 “우리도 조심을 해야겠어요.”

 이 집사가 그렇게 말문을 열자 그게 무슨 소리냐고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서 은숙 성도는 다음 말을 기다렸다.

 “글쎄, 새벽 기도회를 다녀오는 노인을 강도가 달려들어 가방을 낚아채갔대요!”

 “그래요?”

 이 집사는 그녀의 반응을 살펴보면서 어쩌면 이 이야기 때문에 그녀가 새벽 기도를 포기하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가방만 빼앗겼대요?”

 그녀는 이 집사가 머뭇거리자 다음 말을 재촉했다.

 “얼굴을 맞았는데 코피가 터지고 시퍼렇게 멍이 들었대요.”

 “저런 큰일이군요. 새벽 기도도 마음 놓고 다닐 수 없으니."

 “그러게 말이죠. 새벽 기도 다닌다고 등에 써 붙이고 다닐 수도 없고.”

 “돈에 미친놈들이니 가방만 보면 눈이 뒤집히는 모양이죠?”

 이 집사는 그녀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속으로는 그녀가 내일 새벽 기도회에 나오기는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그녀와 헤어질 때는 더욱 그 생각이 굳어졌다. 왜냐하면 언제나 헤어지는 길목에서 습관처럼 말하던 그녀의 인사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조심해 가세요.”

 다른 때는 지금처럼 말하지 않았었다. “내일 새벽에 만나요.”라고 했었다.

 이 집사는 집에 돌아와서 하루 종일 그녀의 일을 생각했다. 과연 그녀가 새벽 기도회에 나올 것인가? 그래서 그녀의 작정 기도를 계획대로 마칠 것인가?

 이 집사는 그 생각 때문에 불안해지자 기도를 했다.

 “용기를 잃지 않게 하소서.”

 신경을 써서 그런지 그날 밤은 잠까지 설쳤다. 다른 때는 자명종이 울릴 때까지 마음 놓고 잤는데 그 안에 두 번이나 깼다. 이렇게 그녀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그녀는 교회에 가서도 그녀부터 찾았다. 그러나 그녀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올 시간이 지났는데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몇 번이고 출입구에 눈을 돌리다가 목사의 설교가 시작되면서는 그만 포기했다.

 포기한 모양이지. 혹시 오다가 무슨 사고를 당한 것은 아닐까. 그녀는 설교를 들으면서도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몇 번씩 입속으로 중얼거렸다.

 “주여, 연약한 저희를 도우소서.”

 그랬으므로 그녀는 새벽 기도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몰랐다.

 다른 사람들이 우하고 일어나 빠져나가는 틈에 끼어 그녀는 천천히 발걸음을 떼어 놓았다.

 이렇게 그녀가 힘없이 걸음을 옮겨 놓고 있는데 슬그머니 그녀의 팔을 붙잡으며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집사님 같이 가요.”

 “으응? 언제 왔어. 나는 못 보았는데.”

 이 집사는 서 은숙 성도의 손을 반갑게 마주 잡고 흔들었다.

 “좀 늦었어요. 설교 시간에 들어간 걸요.”

 “그랬어? 나는 안 온 줄 알고 얼마나 걱정을 했다구.”

 “왜요?”

 “내가 한 이야기를 듣고 겁이 나서 못 오는 게 아닌가 하고.”

 “그런 소리를 들으면 겁이 나지요. 그러나 그 전에도 어두운 길 다니는 게 무서웠어요. 하나님이 지키시니 괜찮다고 자신에게 타이르기는 하지만 확신은 없었어요. 그리고 어제 그 얘길 듣고는 왜 하나님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놔두시는 걸까? 의문도 들었어요.”

 “그래서?”

 “내 나름대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어떤 생각을?”

 “믿음이란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믿고 새벽길을 가기도 하지만 다른 한 가지는 하나님이 보호하지 않으셔도 그 길을 가는 것이 신자의 의무라면 지켜야 한다고요.”

 이 집사는 그녀가 너무 진지하게 말하고 있어서 무슨 말로 대꾸를 할지 몰랐다. 그러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러면 자매님은 어느 쪽이야?”

 “글쎄요. 저는 그저 처음 작정한 대로 기도만 열심히 하기로 했어요.”

 “할렐루야!”

 이 집사는 그녀의 대답이 엉뚱하다고 여기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공연히 그녀를 걱정했다면서 이 집사는 도리어 자신이 그녀의 믿음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그녀의 말에 감탄을 했다.

 “그 대신 새벽에는, 날치기들이 눈독 들이는 가방은 들고 다니지 않기로 했어요.”

 그녀는 들고 있던 성경찬송가 합본을 이 집사 앞으로 흔들어 보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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