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꽁트

  • 커뮤니티 >
  • 신앙꽁트
꽁트-95 건축헌신예배
황영찬 2013-01-06 추천 0 댓글 0 조회 576
 

꽁트-95      건축헌신예배


                                                                         황    영    찬

 김 병두 목사가 시무하는 은혜교회에서는 예배당 신축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기도할 때마다 건축에 대한 것을 빼놓지 않았고 또 매월 건축헌신 예배를 드렸다. 건축 헌신 예배를 드릴 때는 설교자로 이웃 교회의 목회자를 초청하여 말씀을 들었다. 어려운 중에 건축이 시작되었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완공되었다는 간증설교가 많았다.

 그날도 이웃 교회의 차 성도 목사가 초청되어 설교를 했다. 그가 목회하는 교회도 바로 얼마 전 새 예배당을 신축했다. 팔십 평 단층 예배당으로 빨간 벽돌로 외벽을 치장했다.

 이렇게 예배당을 근간에 신축한 교회라서 그의 간증은 더욱 생동감을 주었다.

 차 목사는 어떻게든 시작만 하면 하나님의 은혜로 완성된다는 선배 목사의 조언을 받아 서둘러 건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성된 건축 기금은 건축비의 삼분의 일도 못되었다. 그것도 작정헌금까지 포함된 것이어서 현금만 따지면 건축비의 십분의 일 정도였다. 그래도 믿음으로 건축을 시작했다. 지체하면 할수록 물가상승의 압박이 심해지고, 교인들의 건축열도 식어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차 목사는 무리하게 시작을 했다.

 일단 건축이 시작되니 주춤했던 교인들도 열심을 내기 시작했다. 뒤로 미루기만 하던 교인들이 건축헌금을 작정했고 기왕에 작정했던 사람들은 건축헌금을 내려고 바쁘게 움직였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내는 사람도 있고 친지에게 빌려서 내기도 했다.

 모든 교인들이 기도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이러한 교인들의 헌신을 지켜보면서 차 목사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여겼다. 그래서 무조건 시작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에서 건축비 삼천 만원이 부족해서 애를 태웠다.

 교인들이 많은 교회라면 그만한 액수는 식은 죽 먹기처럼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작은 교회로서는 힘에 겨운 일이었다. 이미 모두가 힘써 헌금을 해왔기 때문에 그만한 힘이 남아있을 리 만무했다.

 그때 교회의 기둥 같은 안수 집사가 나서서 입을 열었다.

 “목사님 염려하지 마십시오.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안수집사님이 어떻게요?”

 모두가 깜짝 놀랐다. 그리고 모두가 염려스러운 눈으로 안수집사를 쳐다보았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데도 그들은 오히려 얼굴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이미 자기 집을 팔아서 삼분의 이는 건축헌금으로 드리고 삼분의 일을 가지고 전세 집으로 나앉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그가 또 삼천 만원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걸 어떻게 해결하시겠다는 겁니까?”

 차 목사가 물었다. 그 말에 교인들의 눈이 안수집사의 입으로 모아졌다.

 “제가 들어있는 집의 전세금을 빼겠습니다.”

 “그러면 어디서 사시고요?”

 목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월세 집에서 살지요. 그것도 안 되면 비닐하우스에서 살면 되지요.” 

 안수집사의 대답에 한참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러다가 차 목사가 교인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안수집사님이 지시겠다고 하는 십자가가 그분에게 너무 무겁게 보이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에게는 그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갈 힘이 남아있지 않습니까?”

 여기까지 이어가던 차 목사의 말이 뚝 끊어졌다. 눈물이 비 오듯 흐르기 시작하고 목이 메어 더 이상 다음 말을 계속할 수가 없었다.

 교인들도 마찬 가지였다. 그들도 우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여기저기서 엉엉 가슴을 치며 우는 소리가 들렸다. 대부분은 소리 없이 흐느꼈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나서 한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제가 삼십만 원을 헌금하겠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교인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차 목사는 그들이 작정하는 헌금 액수를 적어내려 갔다.

 처음에는 까마득하게 여겨지던 그 삼천만 원이 그 자리에서 채워졌다.

 “하나님이 역사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참여를 했습니다. 그 안수집사님은 전세금을 빼지 않게 되었고 건축은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차 목사의 설교는 이런 간증을 한 뒤 끝났다.

 김 목사도 차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 건축에 대한 열망과 용기가 불끈 솟는 것 같았다. 김 목사가 교인들의 얼굴 표정을 살펴보니 그들도 많은 은혜를 받은 것이 분명했다.

 건축헌신 예배가 끝나자 교인들이 차 목사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예배당 건축하시느라고 참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설교에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교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김 목사의 마음도 흡족했다. 역시 하나님의 일은 돈이 아니라 믿음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셈이었다.

 그러나 그런 교인들 사이에서 김 목사는 사뭇 굳어진 표정의 박 집사의 얼굴을 찾아냈다. 신앙의 연륜도 깊고 사는 형편도 괜찮아 건축헌금을 해도 많이 해야 된다고 교인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그가 속이 불편한 표정으로 출구를 향하여 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김 목사는 얼른 그쪽으로 다가갔다.

 대부분의 교인들이 아직도 차 목사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는데 그는 서둘러 교회를 빠져나가려고 했다.

 “가시려고요? 강사님과 함께 차를 드시고 가시지 않고요.” 

 외부에서 설교자가 초청돼 온 경우 예배 후 간단히 다과를 나누었고 그때 교회의 중직(重職)들이 함께 참석을 했다. 박 집사도 마땅히 참석할 자리였다. 그런데 오늘은 그가 참석할 마음이 없는 모양이다.

 “바쁜 일이 있어서요.”

 그래서 김 목사는 더 붙잡지 않고 그를 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런데 조금 후 밖에서 들어오는 강 집사가 김 목사에게 다가와 작은 소리로 물었다.

 “박 집사님에게 뭐라고 하셨나요?”

 “차를 들고 가시라고 하니까, 바쁜 일이 있다며 그냥 가셨어요. 왜 무슨 말씀을 하시던가요?”

 이번에는 김 목사가 궁금해서 강 집사에게 물었다.

 “제가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혼잣소리로 말씀하시던데요?”

 “뭐라고요?”

 김 목사는 박 집사가 했을 말을 생각하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래도 난 어림없어. 라고요.”

 김 목사가 예상한 것에서 크게 빗나간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김 목사는 모른 체 했다.

 “모르겠는데요. 무슨 말인지.” 끝.

 

  


자유게시판 목록
구분 제목 작성자 등록일 추천 조회
이전글 꽁트-96 믿습니까? 황영찬 2013.01.06 0 505
다음글 꽁트-94 기권표 황영찬 2012.11.19 0 410

200160 TEL : 033-254-4059 지도보기

Copyright © 춘천침례교회. All Rights reserved. MADE BY ONMAM.COM

  • Today5
  • Total101,413
  • rss